KWAK YUN JUNG, Brilliant Plane - 작은 까망이의 여행
2021. 12. 6. 12. 17
작은 까망이의 여행 –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러 가는 길
무한한 애정과 의지로 언제나 따뜻한 나의 편이 되어주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빈자리는 누구에게나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작가는 솜처럼 폭신폭신한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 자신의 작품 속에서 언제나 함께했던 반려견 보리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포근하게 풀어놓는다. 온종일 작가를 기다리며, 바라보며, 이별을 앞두고도 주인을 그리며 작가만을 따르던 반려견의 사랑이 하얀 눈을 내려 온 대지를 소복하게 덮듯이 삭막한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작가는 사랑하는 반려견을 하늘나라에 보내고, 그 영혼이 무엇이 되어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 어쩌면 생전엔 보이지도 않던 별자리가 보이고, 달이 보이며 3월말에 내리던 이상한 폭설 또한 모두 다 반려견이 자신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신호로 느껴졌다. 작가의 반려견 보리가 또다른 모습으로 자신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상상하며 오늘 작가는 새로운 벗이 된 금붕어들에 감정을 이입한다.
화면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꼬마 까망이 금붕어는 무리 중 체구도 작고 눈도 볼품없이 툭 튀어나온 것이 놀림당하기 딱 좋은 왕따 중에 상왕따이다. 그런 까망이에게 다가온 유일한 친구 중 선천성 기형인 허리를 가지고 태어난 누런 금붕어와 알록달록이들 5마리.
이야기는 이들이 서로 어울리고 헤엄치며 한가로이 한때를 보내다가 어느날 그들이 까망이 눈앞에서 하나, 둘씩 찬란한 빛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전시 내용은 까망이가 잃어버린 친구를 찾아가는 여정과 노력의 결과를 이야기로 보여준다.
까망이의 시선은 곧 작가가 반려견 보리를 찾는 눈과도 같다. 각각의 화면에 담기는 풍경은 까망이가 친구를 찾아가는 무대가 되며 보리를 향한 마음이 머문곳들이 된다.
까망이는 연못에서 나와 꽃 사이를 거닐고, 눈부신 빛이 쏟아지는 이파리 사이로 따스한 햇살을 마시기도 하며 잃어버린 친구들을 찾아간다. 잃어버린 친구 금붕어들의 흔적을 찾으며 여행을 떠난다. 금붕어 까망이의 시선은 어느 새엔가 푸르른 밤하늘에 닿아있다. 금붕어 까망이가 바라본 하늘에는 빨강이와 얼룩이 등 친구 금붕어들이 드넓은 은하수를 헤엄치며 사자자리를 지나고, 전갈자리를 지나 궁수자리를 너머 자유로이 유영하고 꼬리로 손짓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까망이는 친구들을 만나 행복하게 밤하늘을 유영하며 함께하게 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작은 쉼표같은 곽윤정의 이번 작품들을 통해 ‘펫로스’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 많은 이세상의 반려인들의 커다란 상실감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며 더불어 ‘코로나팬데믹’이라는 상황에서 각박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도 서로 마음으로 사랑을 전하는 따뜻한 계기가 되는 시간이기를 바란다.
이번 전시는 이 나의 기다림의 산물일 수도 있겠다.
나는 보리가 하늘로 날아올라 큰개자리의 시리우스가 되어 한겨울 내내 자기 무덤을 나와 함께 지킨 것이라 믿는다. 또 그해엔 3월 21일까지도 폭설이 내려 내 티피텐트가 무너질 지경에 이르게 한것도 보리의 소행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리의 나에 대한 사랑은 항상 이렇게 넘치게 과했다. 난 보리가 꼭 다시 돌아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어떤 모습으로 올지 몰라 바짝 긴장 중이다.
등장하는 캐릭터 중 꼬마 까망이 금붕어는 무리 중 체구도 작고 눈도 볼품 없이 툭 튀어나온 것이 놀림당하기 딱 좋은 왕따 중에 상왕따이다. 그런 까망이에게 다가온 유일한 친구 중 선천성 기형인 허리를 가지고 태어난 누런 금붕어와 알록달록이들 5마리.
그들이 어느날 까망이 눈앞에서 하나씩 둘씩 찬란한 빛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전시 내용은 까망이가 잃어버린 친구를 찾아가는 여정과 노력의 결과를 보여준다.
까망이의 시선은 곧 나의 보리를 찾는 눈과도 같다.
나는 이 전시를 통해 나처럼 펫로스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 반려인들의 커다란 상실감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 작가의 프롤로그 글 중에서.